[컨슈머뉴스=이재훈 기자] 삼성이 반도체와 휴대전화에서 세계 1위를 달리고 있지만 유독 국내 가전부문에서는 LG에 뒤처지고 있다는 평가다. 최근 삼성이 의류관리기 시장에 뛰어 들었지만 LG스타일러에 이은 ‘미투’제품이라는 평가도 그렇다. 그런데 이번에 시스템 공기청정기에서도 LG에 밀렸다.

최근 국내 스타벅스 매장에 들어갈 시스템 공기청정기 입찰전에서 LG전자가 삼성전자에 판정승을 거뒀다. 지난 4월 스타벅스는 2020년까지 스타벅스 국내 매장 1,200여 곳에 시스템 공기청정기를 설치하겠다고 발표했다. 시스템 공기청정기는 천장에 달린 에어컨에 공기청정기를 더한 제품으로 매장당 4~8대가 들어간다.

LG의 경우 작년부터 스타벅스 매장 맞춤형 공기청정기를 개발해왔고 삼성의 경우 스타벅스 발표 직후 입찰전에 참여했다. 업계 1위 스타벅스에 물건을 대면 다른 커피 프랜차이즈들이 공기청정기를 설치할 때 ‘선점 효과’를 누릴 수 있기 때문이다.

입찰 결과, 삼성 제품은 모니터에 실시간으로 공기 질을 표시하는 기능이 약했고, 차를 타고 주문하고 커피를 받는 ‘드라이브 스루’ 매장에 설치할 송풍구 1개짜리 공기청정기 개발도 마치지 못했다. 반면 LG는 국내 매장들에서 벌인 실전 테스트에서 합격점을 받았다.

결국 삼성은 스타벅스 매장 맞춤형 시스템 공기청정기 개발을 마치지 못해 올해 설치 분량 4,800~9,600대에 이르는 시스템 공기청정기를 모두 LG에 내주게 됐다.